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2주 사이 0.54% 상승하며 여전히 매수세가 살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대책과 거래절벽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사는 사람이 더 많은 시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상승세는 일시적인 반등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일까요? 오늘은 서울 아파트값의 흐름을 중심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짚어보겠습니다.

1. 추석 이후에도 이어지는 상승세, 시장의 불안한 반등
통상 추석 연휴 전후는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0.54% 상승하며 연휴 효과를 비웃듯 반등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거래량이 예년보다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견조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재건축 단지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등장했습니다. 반면, 비규제지역이나 외곽권은 거래 자체가 줄면서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이번 상승세의 특징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심리적 저점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금리 인상 우려가 여전하지만, 서울 핵심지의 희소가치가 여전히 높다고 보는 투자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 정부 규제 속에서 나타난 역설, 거래는 줄었는데 가격은 오른다
최근 정부는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며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규제지역 확대, 세제 강화, 전세대출 규제 등이 연이어 예고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은 오히려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시장이 ‘정책 피로감’에 익숙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과거에는 규제 발표만으로도 매수세가 위축되고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이 뚜렷했지만, 최근에는 “이번에도 버티면 오른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단기간에 수급이 조정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공급 부족과 입지 차이에 따라 시장이 다르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특히 새 아파트 공급이 제한된 서울은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는 모습입니다.
또한,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늘어난 점도 이번 상승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전세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차라리 지금 매매하자”는 수요가 나타났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보다 월세가 더 비싸지는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시장 구조의 변화는 정책보다는 실질적인 주거 수요가 가격을 지탱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앞으로의 서울 집값, 상승세 이어질까?
가장 큰 관심은 앞으로의 방향입니다. 단기간의 상승세가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긍정적인 요인부터 살펴보면,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보다는 시장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주택공급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꼽힙니다. 여기에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금리 인상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매수 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부정적인 요인도 존재합니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질 경우 실수요자들의 대출 부담이 커지고, 이는 거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추가 규제 조치나 세제 강화가 시행될 경우 단기적인 조정 국면이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거래량이 동반되지 않는 가격 상승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시장의 ‘거래 절벽’이 장기화된다면, 지금의 상승세는 결국 일시적인 반등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서울 아파트 시장은 ‘심리전’의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실수요자들은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와 “조금 더 기다리면 떨어질까”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이 정도면 다시 올라타야 하나”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0.54% 상승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시장이 여전히 ‘가격 하락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점입니다.
‘버티는 시장’ 속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률 0.54%는 숫자만 보면 미미하지만, 시장이 보여주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금리 불확실성 속에서도 여전히 매수세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 주택 시장의 내성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지금 시장은 ‘급등’도 아니고 ‘급락’도 아닌, 버티는 시장입니다. 매도자는 가격을 내릴 생각이 없고, 매수자는 조금이라도 싸게 사고 싶어 합니다. 그 사이에서 거래는 줄지만, 가격은 오히려 꿈틀거립니다.
결국 이 시기에는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실수요 중심의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장기적인 주거 안정성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시장은 신중히 접근해야 할 타이밍입니다.